상속세 · 가업승계 법률 칼럼
풍산 1.5조 매각설로 본 최대주주 할증평가와 가업승계의 함정
Ⅰ. 문제의 제기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풍산그룹이 그룹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방산 사업부문을 약 1조 5,000억 원 규모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업이 사상 최고 호황을 구가하는 시점에 핵심 캐시카우를 매각한다는 결정은 일견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방위사업법」상 외국 국적자의 경영권 승계 차단이라는 인허가 장벽과 함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최대주주 할증평가 제도가 만들어 내는 세무적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본 칼럼은 풍산 사례를 단순한 인수합병의 관점이 아니라,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방법, 최대주주 할증평가, 가업상속공제 요건이 결합되어 발생하는 가업승계 세무 리스크의 전형으로 분석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구조적 부담이 어떻게 일반 중견·중소기업의 가업승계 의사결정에도 그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봅니다.
Ⅱ. 최대주주 할증평가의 산식

[도식 1] 최대주주 할증평가 3단계 산식


1. 보충적 평가방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4조는 비상장주식의 평가에 관하여 보충적 평가방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1주당 가액은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을 소정 이자율로 환원한 순손익가치에 3/5을, 1주당 순자산가치에 2/5을 가중평균하여 산정하며, 가중평균액이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으로 합니다.
방산 부문과 같이 영업이익률이 15% 내지 20%에 달하는 고수익 구조에서는 순손익가치가 극단적으로 높게 산정되며, 최근 3년간 K-방산 호황으로 인한 순손익 급증이 그대로 반영되어 평가액이 폭증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2. 최대주주 등에 대한 20% 할증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3항은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 및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위 보충적 평가액에 그 가액의 100분의 20을 가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중견기업의 주식과 결손법인의 주식은 할증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풍산그룹은 대규모기업집단에 해당하므로 위 제외 규정의 적용을 받지 못하며, 보충적 평가액에 20%가 그대로 가산됩니다.
종래 구 상증세법은 50% 초과 보유의 경우 30%를 가산하는 누진형 구조를 두었으나, 2022년 12월 31일 개정으로 일률적으로 20% 가산으로 단일화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일찍이 최대주주가 보유하는 주식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내재되어 있어 일반 주주의 주식보다 실질적 가치가 높으므로, 이를 할증평가하는 것은 실질과세원칙에 부합하고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7. 1. 17. 선고 2006헌바22 결정 등).
3. 최고세율 50%의 중첩 적용
최대주주 할증이 가산된 평가액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6조의 누진세율 구조에 따라 과세표준 30억 원 초과 부분에 대하여 50%의 최고세율이 적용됩니다. 결국 보충적 평가 → 할증 20% → 세율 50%라는 3단계가 연쇄적으로 작용하며, 그 결과 사업가치의 상당 부분이 상속세로 귀속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Ⅲ. 상속과 매각의 세부담 비교

[도식 2] 상속과 매각의 세부담 비교 시뮬레이션
아래의 표는 방산 부문 기업가치를 약 1조 5,000억 원으로 가정한 경우,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아니하는 상속과 매각 후 현금 상속의 두 시나리오에서 발생하는 세부담의 구조적 차이를 정리한 것입니다. 본 추산은 공제 항목, 세대생략 할증, 연부연납 등 변수를 단순화한 개념적 비교이므로, 개별 사안에서는 실제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산정 단계 | 상속 (가업상속공제 불가) | 매각 후 현금 상속 |
| 기초 평가액 | 1조 5,000억 원 | 1조 5,000억 원 |
| 최대주주 할증 (×1.20) | 1조 8,000억 원 | 미적용 |
| 최고세율 50% 적용 | 약 9,000억 원 | 약 7,500억 원 |
| 실효세부담률 | 약 60% | 약 50% |
위 비교에서 명확히 드러나듯, 사업 자체를 상속하는 경우에는 최대주주 할증 20%가 평가단계에서 가산되어 약 3,000억 원 상당의 추가 과세표준이 형성되고, 그 결과 매각 후 현금 상속과 비교할 때 약 1,500억 원 수준의 세부담 차이가 발생합니다. 즉, 최대주주 할증평가 제도는 그 자체로 ‘사업을 물려주지 말고 매각하라’는 강력한 경제적 신호를 보내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Ⅳ. 가업상속공제 차단 메커니즘

[도식 3] 후계자 외국 국적 → 가업상속공제 차단 → 할증 직격
위 세부담 차이는 가업상속공제(「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의2)가 적용되는 경우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가)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이어야 하고, (나) 상속인이 상속개시일 2년 전부터 가업에 종사하여야 하며, (다)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고 신고기한부터 2년 이내에 대표이사로 취임할 것이 요구됩니다.
후계자가 외국 시민권자인 경우, 「방위사업법」 제3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5조에 따라 방산업체의 임원 취임이나 경영지배권 취득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사전승인 사항에 해당하며, 첨단 방산기술 보호와 안보 주권의 관점에서 그 승인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후계자는 가업상속공제의 핵심 요건인 ‘가업 종사 및 임원·대표이사 취임’ 자체가 봉쇄되며, 공제 적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집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단순한 평가규정이 아니라, 가업상속공제가 차단된 후계자에게 사업 자체의 상속을 사실상 단념시키는 세무적 강제 메커니즘으로 작동합니다. 풍산 오너 일가의 매각 결단은 바로 이 메커니즘에 대한 합리적 대응으로 해석됩니다.
Ⅴ. 일반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시사점
위 논의는 대기업집단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3조에 따른 중소기업·중견기업 할증 제외 규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모든 비상장법인은 최대주주 할증평가 20%의 직격을 받게 되며, 특히 (가) 매출액·자산총액이 중견기업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나) 후계자가 외국 국적자이거나 가업 종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다) 사업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한 경우의 세 가지 조건이 결합되면, 풍산 사례와 동일한 구조적 압박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능한 대응 전략은 (1) 사업가치가 정점에 도달하기 전 단계적 사전증여를 통한 평가액 분산, (2) 인적분할을 통한 사업부문 분리 후 일부 매각을 통한 현금화, (3) 가업상속공제 요건의 사전 정비, (4) 신탁·재단 등 대체 승계수단의 활용, (5) 세대생략 할증을 고려한 상속·증여 시점의 최적화 등이 있으며, 어느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는 사업의 업종, 후계자의 신상, 가족 구성, 자산 구조에 따라 개별적으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Ⅵ. 결어
최대주주 할증평가 제도는 헌법재판소가 거듭 합헌으로 판단한 정당한 과세규범이지만,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후계자에게는 사실상 사업 자체의 승계를 포기하게 만드는 강력한 세무적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풍산그룹의 방산 부문 매각 검토는 이러한 구조에 대한 가장 세련된 합법적 대응의 사례라 할 수 있으며, 동일한 의사결정 구조는 후계자 부재나 가업 종사 요건 미충족에 직면한 모든 중견·중소기업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 법리를 설명한 것입니다. 귀하의 사업 특성, 후계자 신상, 가족 구성, 자산 구조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업승계와 상속세 부담을 사전에 정밀하게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김앤현 법률사무소는 부장판사 출신 상속 재산분할 전문 변호사를 필두로 변호사·변리사·세무사 통합 자격을 바탕으로 가업승계의 인허가·분할·세무 쟁점을 한 번에 검토하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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