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이 아닌 경우는 어디까지인가
인터넷 리뷰·DM·댓글이 스토킹범죄와 결합하는 경계선
스토킹 판결 및 고소, 왜 폭증하고 있을까
— 스토킹이 아닌 경우는 어디까지인가
인터넷 리뷰·DM·댓글이 스토킹범죄와 결합하는 경계선
1. 최근 의뢰 상담실에서 부쩍 늘어난 두 가지 패턴
필자가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최근 6개월간 부쩍 늘어난 형사 상담의 두 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평소 가벼운 인터넷 활동으로만 여겼던 행위 — 가령 어떤 가게에 대한 별점 1점 리뷰를 네이버 플레이스나 티맵 게시판에 반복적으로 등록하거나, 헤어진 연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DM을 끊임없이 보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블로그 글에 댓글을 끝없이 다는 행위 — 가 어느 날 갑자기 「스토킹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요구서로 돌아오는 사례입니다.
두 번째는 그 정반대입니다. 자영업을 영위하시는 분이 명백한 허위 후기에 대해 삭제를 요청하는 문자를 두세 차례 보냈을 뿐인데, 어느 날 「스토킹범죄로 처벌해 달라」는 고소장이 송달되어 당황스러워하시는 사례입니다.
“이 정도가 스토킹이 되나요?” / “그 사람이 먼저 거짓 후기를 올렸는데, 제가 항의한 게 스토킹입니까?”
이 글은 그 경계선을 판례를 통해 정리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2. 왜 지금 스토킹 고소가 이토록 늘어나는가
2021. 10. 21.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은 시행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두 차례의 중요한 변곡점을 거쳤습니다.
- 첫째, 2023. 7. 11.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폐지되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독자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둘째, 법원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다양한 행위 유형 —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SNS 태그·멘션, 블로그 댓글, 인터넷 리뷰까지 — 을 잇따라 스토킹범죄의 행위 태양으로 포섭하고 있습니다.
이 두 흐름이 결합하면서, 종래에는 다툼 없이 인터넷 분쟁의 영역에 머물던 행위들이 형사처벌의 영역으로 끌려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최근 스토킹 고소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구조적 배경입니다.
3. 스토킹범죄 성립의 네 가지 관문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 나타나게 하는 행위」를 스토킹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호는 위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인터넷 리뷰·DM·댓글이 스토킹범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요건이 누적적으로 충족되어야 합니다.

〈도식 1〉 스토킹범죄 성립의 4대 관문
특히 ③의 「불안감·공포심」 요건에 관하여는, 법원이 피해자가 실제로 공포감을 느꼈는지 여부를 기계적으로 따지지 아니하고, 당사자의 관계, 행위의 경위, 횟수, 태양, 표현 방식 등을 종합한 객관적·일반적 기준으로 판단해 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4. 인터넷 게시 행위가 스토킹이 「아닌」 경우
실무에서 의외로 많은 의뢰인이 놀라시는 부분은, 똑같은 횟수의 행위라도 맥락에 따라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글의 제목 부제처럼, 스토킹이 「아닌 경우」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사안 분류에 더 도움이 됩니다.
가. 미용실 부정 후기 삭제 요구 — 이틀간 9회 문자 (무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2. 13. 선고 2022고정450 판결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대해 부정적 후기(「머리 망했다」)를 블로그에 게시한 피해자에게 게시물 삭제를 요구하면서 이틀에 걸쳐 9회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습니다.
재판부는 ① 메시지 내용이 항의·경고·사과 요구의 범주에 머물렀던 점, ② 발송 기간이 이틀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그쳤던 점, ③ 그 후 자발적으로 연락이 중단된 점을 종합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지속·반복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나. 인터넷 카페 「박제」 게시물 삭제 요구 — 57회 (무죄)
울산지방법원 2025. 2. 7. 선고 2024고단425 판결
이 사안은 인터넷 카페 댓글 다툼 후 피해자가 피고인의 글을 캡처하여 자신의 블로그에 전체공개로 「박제」하자, 피고인이 게시물 삭제와 저작권 침해 항의를 목적으로 약 57회에 걸쳐 전화·문자·태그 댓글 등을 한 사안입니다.
주목할 점은 횟수입니다. 57회는 결코 적지 않은 수치임에도, 재판부는 행위가 다목의 행위 유형에 해당함은 인정하면서도, 「권리침해에 대한 항의와 삭제 요구의 맥락에서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횟수가 같더라도 「왜 그 행위를 했는가」가 유무죄를 가른다.
5. 인터넷 게시 행위가 스토킹범죄로 「인정」된 경우
가. 변호사 홍보 블로그에 댓글 57회 — 벌금 300만 원
부산지방법원 2024. 11. 27. 선고 2024고정861 판결
피고인은 변호사인 피해자가 변호 업무 홍보를 위하여 운영하던 블로그 게시글에 부정적 댓글을 단 것을 시작으로, 약 2주에 걸쳐 총 57회 댓글을 반복하여 게시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위 행위가 다목의 정보통신망 이용 행위에 해당하고, 2주간 57회의 누적은 지속·반복성을 충족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오프라인 접근이나 전화 연락이 전혀 없이
이 판결은 오프라인 접근이나 전화 연락이 전혀 없이 인터넷 댓글 게시만으로도 스토킹범죄가 성립함을 명확히 인정한 첫 선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나. 인스타그램 태그 게시 4회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8. 20. 선고 2025고단2216 판결
피고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피해자에 관한 모욕적 게시글을 올리면서 피해자 계정을 태그하는 방법으로 4회에 걸쳐 게시물이 피해자에게 알림으로 표시되게 하였습니다.
재판부는 SNS의 태그 기능을 이용하여 게시물을 피해자의 화면에 노출시키는 행위 또한 다목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의 기능에 의하여 글·영상이 피해자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의 함의는 분명합니다. DM·태그·멘션·알림 등 상대방의 휴대전화 화면에 직접 표시되는 모든 행위가 다목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 SNS 공론화 + 직장 내용증명 30회 — 유죄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4노2756 판결
피고인은 SNS에 피해자의 표절 의혹을 공론화하는 게시글을 게시한 후, 약 1개월에 걸쳐 피해자의 직장으로 동일한 내용의 내용증명을 30회 반복 발송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내용증명은 1회의 발송만으로 공적 증명 효력이 충분함에도 동일 내용을 30회 반복 발송한 것은 통상의 권리행사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다」고 판시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도식 2〉 인터넷 게시 행위, 어디서 갈리는가
6. 유·무죄를 가르는 다섯 가지 결정 변수
이상의 판례들을 종합하면, 인터넷 리뷰·댓글·DM이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음 다섯 가지 변수의 종합적 검토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 판단 변수 | 유죄로 기우는 요소 | 무죄로 기우는 요소 |
| ① 거부의사 후 반복 | 명시적 거부 표명 후에도 계속됨 | 거부 표명 전 단기간에 종료 |
| ② 내용의 위해성 | 인신공격·해악 암시·위협 포함 | 항의·삭제 요구·사과 요구에 한정 |
| ③ 누적 횟수·기간 | 장기간 누적·상당한 횟수 | 단기간·소수 행위에 그침 |
| ④ 대체수단 존재 여부 | 민·형사 절차 가능했음에도 반복 | 권리구제 수단 모색 중 발생 |
| ⑤ 권리행사의 진정성 | 명목상 항의, 실질은 괴롭힘 | 진정한 삭제·정정 요구 목적 |
실무 경험상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⑤의 「권리행사 진정성」입니다. 행위가 다목의 행위 유형에 해당하더라도, 허위 후기 삭제 요구나 명예훼손 항의 등 진정한 권리행사의 외관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 없음」 요건이 부정되어 무죄가 선고되는 경향이 뚜렷이 확인됩니다.

〈도식 3〉 유·무죄를 가르는 5대 변수
7. 실무 대응 — 고소·피고소 양 진영의 체크리스트
가. 스토킹 피의자가 된 경우
- 자신의 행위가 어떤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었는지 — 권리행사·항의·해명 —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십시오.
- 상대방의 명시적 거부 의사 표명 시점이 언제였는지, 그 이후의 행위 횟수가 얼마인지 분리하여 산정하여야 합니다.
- 메시지·게시물·DM의 전체 캡처본을 시간순으로 확보하시되, 일부 발췌가 아니라 전체 맥락이 드러나는 형태로 보존하여야 합니다.
나. 스토킹 피해자로서 고소를 검토하는 경우
- 상대방에게 명시적·서면적 거부 의사를 증거가 남는 방식(문자·카카오톡 등)으로 통지한 기록을 확보하십시오.
- 이후 발생한 행위의 횟수·시간·내용을 누적적으로 정리하여 「지속·반복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로 만드십시오.
- 상대방이 「권리행사」의 외관을 갖춘 경우 — 가령 영업하시는 분에게 후기 삭제를 요구하는 경우 — 에는 별도로 명예훼손·모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다른 형사적 구성을 함께 검토하여야 합니다.
8. 마치며
인터넷 리뷰·DM·댓글이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순히 행위의 횟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행위의 맥락, 내용의 위해성, 거부의사 표명 후 반복 여부, 권리행사 목적의 진정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악성 리뷰에 대응하다가 스토킹 피의자가 되는 사례, 거꾸로 사업자로부터 반복적 항의 연락을 받은 리뷰 작성자가 스토킹으로 고소하는 사례가 모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의 미세한 차이가 유무죄를 가르는 영역인 만큼, 고소·피고소 어느 쪽이든 사건 초기에 메시지 발송 내역, 게시물 캡처, 거부의사 표명 시점을 정밀하게 검토받으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입니다.
작성자 │ 김현정 변호사 (김앤현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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